전문가 칼럼 인공지능(AI) 시대의 교육과 에듀테크 박혜자 |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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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

얼마 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대한민국이 살길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인공지능)라고 하면서 AI는 우리 사회 최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AI 정부를 만들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AI 대학원이 설립되고 모든 분야에서 AI 인재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AI는 인간의 지능보다 학습속도가 현저히 빠르고 장래 스스로 학습기능까지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지능은 오랜 시간 세대를 거치면서 후손에게 DNA를 통해 진화해왔다. 반면에 인공지능은 자신의 지능을 후손에게 전달하며 진화하는 시스템 기능이나 복제는 불가능하기도 하고 또 허용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것만이 인공지능시대에 인공지능을 인간의 통제하에 묶어 두는 방법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류는 또다시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변화를 겪게 될 수밖에 이것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이다. 그동안 인간이 겪었던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인터넷 혁명이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었다면 이제 시작된 제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모바일 기술과 기계학습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으로 대표된다. 그간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이제는 인간의 욕구나 필요를 분석해서 대응함으로써 기계가 인간과 같아지려는 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의 특성을 갖지만,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 산업혁명이 원유에 의존하였듯이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데이터가 원유라고 한다.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획득하는 사람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이미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 1~5위는 마이크로 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찾아오는 많은 해외 교육기관들은 우리나라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도 오로지 자식 교육에 투자한 부모들 덕분에 가장 빠른 시간 내 빈곤을 극복하고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한국의 교육을 높이 평가했고 얼마 전 우리 정보원을 방문한 미국 앨라배마주 정부 교육감도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배우러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는 OECD 국가 중 하위권이고 노벨상 하나에 목맬 만큼 고등교육의 경쟁력도 낮다. 며칠 전 발표된 PISA의 학업 성취도도 하락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사교육비 지출과 교육격차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와 에듀테크

제4차 산업시대 우리 교육의 해법을 찾는다면 교육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에듀테크(Edutech)가 그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나 온·오프라인의 융합, 모바일, 소셜러닝 그리고 AR·VR을 이용한 하이퍼리얼 학습은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가능케 한다. 무엇보다 에듀테크는 미래사회 우리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역량인 창의성과,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줄 수 있다. 그보다 한 걸음 나아가 수요자 각각의 수준과 요구에 필요한 맞춤형 학습을 가능케 해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그러한 필요에 따라 교육과 학술에 정보화기술(ICT)를 접목하고자 세워진 사람 중심의 디지털 교육 혁신 전문기관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하는 국민이 되자”라는 슬로건을 통해 가장 먼저 학교에 초고속통신망을 보급하는 데 앞장서면서 이후 잘 깔린 인프라에 학생과 교사, 연구자들이 사용할 콘텐츠와 이를 공유, 유통할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학생들의 학생생활기록부 등이 포함된 교육행정정보 시스템(NEIS)과 교육재정정보 시스템(Edufine), 학술연구 자료검색망(RISS), 그리고 디지털교과서 등을 개발하여 운영함으로써 교육의 실질적 정보화 구현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학습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 ‘AI 맞춤형 학습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미래사회 국가 간 경쟁에서의 성패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활용에 달려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혜안을 다시 살려 “세계에서 인공지능을 가장 잘 사용하는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가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는 데 있어 넘어질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 길을 가야만 한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국민적 이해와 관용이 필요하다.

  • 박혜자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 전남여자고등학교
    •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 美 오레곤대학교 대학원 Planning, Public Policy and Management 석사
    •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 박사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현재)
    • 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 객원교수(2017~2019)
    • 대한민국 국회 국회의원(2012~2016)
    • 전라남도 도청 복지여성국장(2004~2008)
    • 호남대학교 인문사회대 행정학과 교수(1987~2012)
    • 법률소비자연맹 국회의원 헌정대상(2015)
    • 제1회 머니투데이 대한민국 최우수 법률상(2015)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 국회 과학기술 우수의정상(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