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인터뷰Ⅱ 무돌씨가 만난 학습민주인권 시민대학 지원사업 : 청년인문공간 러브앤프리 김혜영 연구원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기획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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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이던 11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1시 반, 양림동 근대문화마을 안에 위치한 <청년인문공간 러브앤프리> 서점 앞이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 날은 ‘모두에게 페미니즘을’ 수업의 학습자 전원이 참여한 학습성과물의 기획전시 오픈 일이자 도슨트 투어가 있던 날이었다. 이 수업의 참여자이자 일일 도슨트를 맡은 김가혜씨는 투어 시작에 앞서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으로 연신 발표순서와 내용을 곱씹고 있었다. 약 20여 명의 손님들이 서점 1층을 한 가득 메우고, 투어 시작을 기다렸다.

한 가운데 놓여진 ‘페미니스트의 책상’앞에 선 김가혜 씨는 벽면에 가득찬 엽서와 포스터, 드로잉 등 전시품들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 공간은 모두 ‘모두에게 페미니즘을’ 수업의 학습자 전원이 직접 참여해 기획하고 구성된 곳이었다. 도슨트 투어 이후에는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페미니즘으로 영화 읽기’ 앵콜강연도 진행되어 전시를 들은 학습자들은 서점 2층의 인문공간으로 이동했다.

청년인문공간 러브앤프리는 사랑하며 자유롭게 살고자하는 바람을 담아 윤샛별 대표가 2018년 7월 양림동에 오픈한 서점이다. 1층에는 책방, 2층에는 북토크, 공연 등 다양한 인문행사 및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지난 9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광주지역 20~30대 청년 15명을 대상으로 모집 및 진행된 ‘모두에게 페미니즘을: 10인의 여성들과 만나는 열 가지 키워드’ 수업은 광주광역시와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의 주관으로 진행된 ‘민주‧인권 시민대학’ 지원사업의 선정 프로그램이다.

윤샛별 대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혐오를 인지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며 “지역 청년들에게 다양한 영역에서 페미니즘의 시각을 가지고 활동하는 여성들을 만남으로써 새로운 자극과 힘을 주고자 한다.”고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프로그램은 총 10차시의 수업과 1차시의 참여형 워크숍으로 이루어졌다.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도담, 웹툰작가 키드,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등 여성 강사들이 문화, 예술, 사회,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페미니즘에 대해서 학습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가 도담은 “참여자들이 페미니즘을 책과 영화를 통해서 접했지만, 단순히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재해석하고 바꿔나가는 방식 즉, 실천으로서의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와 같은 고민들이 개인의 고민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더욱 높아진 과정이었다.”고 강의 참여 소감을 밝혔다.

학습자 이현경씨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혼자라는 고립감, 주변에 내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이었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서 “많은 여성들과 연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학습자 송지향씨도 수업을 통해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페미니즘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며 “자유롭고 유쾌한 강의방식,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참여자들 간의 연대의 시간” 등을 이번 수업의 성과로 뽑았다.

청년인문공간 러브앤프리는 2020년에도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을 잇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올해 광주광역시 민주인권과와 위․수탁협약을 체결하여 민선 7기 시정 구호인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실현’을 통한 민주․인권․평화 세계중심도시 도약에 초점을 두고 시민의 광주정신과 민주의식 함양을 위한 민주인권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특히 지역 내 민주인권 시민교육에 관심있는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참여민주주의 활성화, 차별 없는 따뜻한 사회 구현, 오월정신 함양' 등을 주제로 공모사업을 통해 상반기 3개, 하반기 4개 (총 7개) 사업을 지원하였고 광주광역시민 180여명이 참여하였습니다. '러브앤프리'는 이 중에서 2019년 하반기 민주‧인권 시민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관입니다.

김혜영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기획연구실 연구원